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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지난 11월 20일, 킹 살렘 훈련원에서는 대추를 수확하게 해 주신 주님께 감사 예배를 드렸다. 8월 8일부터 대추 수확이 시작되어 거의 3개월간 따고 말렸다. 1,100 그루나 되는 대추 나무 사이를 걸어가면 마치 에덴 동산을 거닐고 있는 것만 같았다. 은은한 대추 향기가 농장을 가득 채웠다. 한 나무에서 100개 이상의 열매가 대추 통에 담겼다. 대추를 한참 따고 이 나무에는 더 이상 없겠지 하고 돌아서면 다시 빨갛게 익은 대추들이 눈에 띄었다. 저 쪽에서 대추가 플라스틱 통에 담기는 소리가 다닥다닥 났다. 열매들이 커서 그런지 순식간에 대추 통이 가득 찼다. 시간이 흐르는 것도 잊곤 했다. 가득 채워진 대추들을 건조대에 말리고, 새가 먹은 열매를 골라 내고, 이틀에 한 번씩 다시 뒤집어 다른 쪽이 잘 마르도록 돌보았다.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갔다. 컴미션 본부 식구들을 비롯하여 무릎 선교사님들, 가족 등 많은 분들이 대추를 따고, 나르고, 뒤집어 주었다. 감사하게도 한 사람의 월급을 받는 일꾼을 제외하고는 모든 분들이 자원하여 봉사해 주셨다. 열매를 따 주신 분들이 하나님을 사랑하고 선교를 꿈 꾸시는 분들이어서 그런지 다른 농장보다 빨리 대추를 땄으며 풍성하고 깨끗한 수확을 할 수 있었다. 

킹살렘 대추는 100% 태양의 열기와 100% 자연의 바람으로 빨갛게 익었다.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농사를 지으셨다. 맛을 본 사람들은 어떤 과일에서도 느낄 수 없는 독특한 맛에 감탄사를 그치지 않았다. 자원 봉사자들이 함께 먹고, 함께 자며, 하나님 나라의 노동 공동체의 맛을 본 것 또한 큰 소득이었다. 농장을 방문하여 함께 노동하며, 함께 수확의 기쁨을 나누어 주신 분들이 사랑스럽다. 감사드린다. 
 
컨퍼런스를 마치고 돌아와 몇 주 동안 선별 작업을 했다. 이제는 많은 분들에게 기쁨을 나누어 주는 깨끗한 과일로 준비되었다. 이 기간에 안식월을 맞이하신 선교사님 가정과 함께 노동하며, 예배 드리고, 간증을 나누며 서로를 깊이 알아가고 본부와 현장 사역을 더욱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주님께서 킹살렘 농장의 주인이심을 만남을 통해, 열매를 통해 매번 확인해 주신다. 주님이 상황에 따라 꼭 필요한 사람을 공급하신다. 그의 일하심이 놀랍고 신기하다. 멀리 사방을 둘러싼 웅장한 산들과 넓고 넓은 사막의 광야에 주님의 모습이 있다. 그 주님께서 계절의 변화에 따라 여러 종류의 과일을 맛보게 하신다. 수많은 새들을 비롯한 동물들을 먹이시는 주님의 손길이 곁에 있다. 우리의 마음과 손을 부지런히 놀리게 하시며 한 눈 팔지 않고 창조주를 묵상하게 하신다. 대추를 먹는 분들도 이 과일을 만드신 창조주하나님께 감사드리며 건강과 행복을 나누는 기쁨를 누릴 것이라 확신한다.

 

세상의 시스템 속에 갇혀 사는 사람은 선교사가 누리는 특권을 누릴 수 없다. 선교사는 일반적인 사람들이 높이 평가하는 가치관과는 다른 세계관을 즐긴다. 이 땅에서 가장 비싼 것이라고 생각하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없어도 부럽지 않다. 자녀들을 일류 학교에 보내지 못해도 불안하지 않다. 하나님 나라를 불완전한 현실 속에서 누리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이 일반적으로 단정하고 자랑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듣게 되지만 관심이 없다. 이 땅이 아닌 하나님 나라를 사모하며 살아가는 선교사들이 누리는 멋진 특권이다. 

이번 인터 컨퍼런스에서 계약이 아닌 언약으로 맺어진 컴 하우스 동지들이 만났다.16개 국의 선교사들이 자신의 일터를 잠시 뒤로 하고 먼 미국 땅까지 오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것도 2주 이상 체류하면 안된다는 본부의 지침에 따라 규모있게 일정표를 세워야 했다. 더구나 머나먼 지역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큰 비용을 드려 잠깐 미국을 방문하는 것이 현실적으로는 매우 무리가 되었다. 그러나 모든 선교사님들이 아무 불평 없이 이 지침을 지켜 주었다. 

 

5년 전 제 3회 인터 컨퍼런스 이후 파송을 받은 신임 선교사들도 선배 선교사들과 금새 하나가 되었다. 같은 목적으로 하나님을 섬기고 있기에 바로 깊은 동지 의식을 느꼈던 것이다. 자신의 사역을 자랑하는 사람이 없었다. 가장 열악한 곳에서 일한다고 동정을 바라는 분들도 없었다. 열매를 보여 주려고 목청을 높이거나 다른 사역지를 부러워 하는 사람도 없었다. 선교 결과의 양보다는 질을 귀하게 여기는 컴미션의 분위기에 겸손히 자신의 모습을 열어 보여 주었다. 세속적 욕심도, 자녀 교육 욕심도, 건강의 욕심도, 후원금의 욕심도 다 내려 놓았다. 현장에서 주님께서 행하셨던 간증이 나올 때마다 함께 감사의 눈물을 흘렀다. 그 땅에 선교사로 보내주신 것이 가장 큰 감사의 제목이어서 매번 주님이 높임을 받았다. 5년 전보다 매우 무르익은 모습이었다.

 

인터 컨퍼런스 마지막 날, 시애틀 형제 교회에서 기니에 민한나 선교사를 파송했다. 잔잔히 드려지는 예배 가운데 성령님의 임재가 가득했다. 다시 오실 주님을 기다리는 성도들의 소원이 파송식을 통해 묻어 나왔다. 변함없는 헌신으로 선교사를 계속 파송하는 형제 교회는 세상이 감당할 수 없는 교회이다. 열악한 환경에서 하나님을 섬기고 이웃들을 사랑하며 젊음을 바치고 있는 민한나 선교사가 위대하다. 하나님은 지금 모든 것을 주목하고 계신다. 주무시지 않는다. 보고 계신다. 듣고 계신다. 일하고 계신다. 함께 하신다.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선교 현장을 지키시는 우리 선교사님들의 헌신으로 머지않아 선교는 곧 완성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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